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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문화 컨텐츠

매우 초록 - 노석미

by 닮은샬걀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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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저자의 고즈넉한 강원도 집에 같이 사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책. 이 책이 주는 따스함이 좋아서 '매우 초록 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머리털부터 똥꼬까지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보고 깔깔 웃었다.
 

매우 초록(숲에디션)(인터넷전용상품) - 교보문고

본연인 그림에서뿐 아니라 글에 있어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온 화가 노석미가 40대의 끄트머리에서 살아온 근 십년을 소회하며 펴낸 산문집 『매우 초록』. 2008년부터 2019년 오늘에 이르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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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원은 사람이 만드는 거니까요.
  • 곧 과거가 될 지금 또한 나의 과거의 소망이었던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 완벽한 상태란 매우 지난한 과정을 거치야 도달하는 거였다.
  • 모든 일들이란 습관이 되면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몸과 마음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 무슨 일이나 그렇겠지만 원하는 것을 갖게 되기까지 어느 정도 자신의 쾌락과 싸워야 하는 등의 엄격한 자기 관리는 필수인 것 같다.
  • 머리털부터 똥꼬까지 기분이 좋다.
  •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에겐 내가 또다른 환경이 될 수 있다.
  • 우리가 일만 하려고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니니까.
  • "우리는 남과 비교를 안 해요. 그냥 누려요. 즐겨요!" 내가 뭔가 사소한 고민거리를 얘기할 때면, 조금 귀찮거나 힘겨운 일들은 그냥 지나치라고 하신다. 어디서 들으신 말인지, 직접 생각해내신 말인지 이런 멋진 말도 날리신다. '네 공이 아닌 것은 차버려라!'
  • 어떤 안 좋은 사건이 일어나면 일단 가만히 내가 통나무다,라고 생각하세요. 통나무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잖아요. 그렇게 조금 시간이 흐르면 그 사건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거예요.
  • 어쩌면 우리는 권태를 좇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권태롭다고 느낀다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 눈을 돌려 다른 곳을 응시하기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 어디에나 노쇠하고 지친 삶이 생각의 탄력과 생기를 잃게 만들고 오로지 '효율' 같은 단어로 삶을 각지고 메마르게 만드는 게 아닌지 씁쓸했다.
  • 잦은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정되어 적당한 빛을 내뿜는 눈빛으로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눈빛, 그것은 바라보는 이에게도 전염이 되어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다시 잡념을 쓱쓱 지우개로 지우고 무거운 입으로 차분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해야 한다.
  • 뭔가를 새로 경험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던 것을 만난다는 뜻이다. 처음엔 어렵다. 그래서 당황한다. 하지만 겪고 나면 쉬워진다. 그 경험으로 몸의 세포는 다음에 올 비슷한 상황들에 대해 익숙해져 쉽게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 기억한다. 살면서 익숙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들을 만나게 되어 있다. 게임에서처럼 이 악당을 처치하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 다른, 새로운 더 어려운 상대가 나타나듯이.
  • 코너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코너가 어디인지 알 수 없고, 그 코너를 돌기 전엔 이후에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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