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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문화 컨텐츠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서메리

by 닮은샬걀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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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다가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퇴사 후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프리랜서로 자리잡게 된 저자의 이야기.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저 양 캐릭터를 한 번 본 적 있어서 '어? 이 분?' 했다.ㅋㅋㅋ 유튜브도 하시고 다양한 일 하시던데, 더 승승장구 하시길. 정보도 다양하고 나중에 또 읽고 싶다.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교보문고

회사 밖이라는 달콤하면서도 냉혹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4년 전까지만 해도 번역과도, 글과도, 그림과도 아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이었고, 3년 전에는

www.kyobobook.co.kr

  • 우선은 정보 수집 과정에서 내가 깨달은 두 가지 사실을 먼저 공유하고 싶다. 첫째, 프리랜서 직업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넓었다. ex)번역가 - 출판번역가, 영상번역가, 기술번역가 / 일러스트레이터 - 삽화가, 그림책 작가, 콘셉트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완전히 별개의 직업으로 봐도 될 만큼 다른 재능과 성격을 요구하는 직업이었다. 따라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진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뛰어들 필요가 있었다. 둘째, 초보자를 특정 직업군의 프리랜서로 만들어준다는 일명 '전문가 양성소'가 생각보다 많았다. (실제로 프리랜서로 독립한 지금의 관점에서 조언하자면, '일정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데뷔, 고객 연결, 혹은 월 수익 얼마를 보장한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기관은 분야를 막론하고 일단 거르길 바란다. 프리랜서 바닥의 철칙 중 하나는 절대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니까.)
  • 나는 직장인으로서 보낸 마지막 3개월 동안 '지름'을 최대한 자제하고 악착같이 저축을 했다. 지금 구입하는 구두 한 켤레, 원피스 한 벌 값이 언젠가는 절박한 일주일치 최저 생계비가 될지도 몰랐다. 회사 생활이 미치도록 답답할 때마다 위안 삼아 접속하던 인터넷 쇼핑몰도 끊고, 은근히 생활비를 많이 잡아먹는 외식 약속도 최대한 자제했다.
  •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얻게 된 가장 큰 자산은 프리랜서의 도전 범위가 무한히 넓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의 나는 '일단 번역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블로그 운영을 포함한 모든 노력의 초점을 그 쪽으로만 맞추고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직장인 시절을 쭉 거치며 몸에 밴, 한 방향만 바라보고 달리는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들어온 웹툰 일감에 어설프게나마 도전하는 동안 '프리랜서는 내키는 일에 마음껏 도전해도 된다, 아니,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편이 더 좋다'는 사실이 마음에 확 와닿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가수가 연기를 하고, 유튜버가 TV에 출연하고, 작가가 콘서트를 여는 시대인데 나는 어째서 한 우물에만 목을 매고 있었을까?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번역가 지망생'에서 '프리랜서 지망생'으로 넓히고 점점 다양한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 나는 회사의 유리문을 밀고 나와 그토록 꿈꿔왔던 프리랜서의 일상 속으로 또박또박 걸어들어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하고 간단히 요가를 한 뒤, 커피를 내려서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며 작업을 한다. 점심 때가 되면 지금 이 순간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차려서 내 속도대로 먹는다.
  • 어떻게 보면 '그저 버티다보니 어느 순간 일이 풀렸다.'는 식의 우연한 결말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기까지 결코 짧지 않았던 그 시간 동안 내가 뛰어들었던 크고 작은 도전들을 생각하면, 이 작은 성취가 그저 우연한 선물이라고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 4년차 프리랜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원칙. ①업무 스케줄을 짤 때는 반드시 추가 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②본인의 신념·가치와 너무 맞지 않는 일은 거절한다.
  • 물론 직장인에게도 자기계발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실력과 포트폴리오가 전부인 프리랜서에게 지속적인 자기계발은 곧 업계에서의 생존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어떤 베테랑 영상 번역가분은 수십 년의 경력에 안정된 거래처까지 다수 확보하고 있지만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미국 드라마나 쇼프로그램 한 편 이상은 꼭 보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영어가 유창하다 해도, 요즘 사람들이 쓰는 신조어나 최신 표현을 계속 익혀두지 않으면 즉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 그분의 설명이다.
  • 책임감있게 하루의 페이지를 채워 나가면서도 자신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 만약 이런 것이 삶의 여백이라면 프리랜서는 이러한 권리를 누릴만한, 그리고 실제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 프리랜서의 절대 다수는 스타와 거리가 먼 소박한 직업인들이고, 그들의 밑천은 평범한 이들이 엄두도 못낼 재능이 아니라 무난한 기술과 약간의 차별성이다. 프리랜서의 세상은 무한히 넓고 깊기 때문에, 그 중에서 어떤 분야를 선택해서 도전할지는 순전히 본인의 취향과 적성에 달린 문제다.
  • 내가 깨달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프리랜서에게 책임감과 인내심보다 중요한 자질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 책임감과 인내심이란 자질은 부와 명예는 몰라도, 최소한 생계 걱정을 하지는 않도록 도와줄 마법의 열쇠다.
  • 책임감이 프리랜서의 친구인 성수기를 빛내줄 자질이라면, 인내심은 프리랜서의 피할 수 없는 적인 비수기를 버티고 극복하게 해 줄 자질이다. 제 아무리 '잘 나가는' 프리랜서라 하더라도 경력초반에 일시적인 공백기 몇 번을 겪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버티는 놈이 이긴다'는 프리랜서의 세계의 불문율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 공백기를 묵묵히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중요한 건 초조한 마음을 달래며 인내심을 갖고 버티는 것이다. 사실 프리랜서로서 내 경력은 이제 막 안정기에 접어든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와 함께 출발했던 이들 중 상당수는 벌써 공백기의 불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를 선언했다. 분명한 것은, 그들 중에 기술적으로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도 많았다는 사실이다.
  • 유혹을 뿌리치고 일에 집중하는 시간 관리 꿀팁. 돈을 기준으로 삼기. 매일 일에 투자할 시간이나 업무량을 정해 놓는 대신, 하루동안 벌어야 할 최저금액을 정해놓고 일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지금까지 번 돈이 얼마인지, 오늘 벌어야 할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체크. (기고나 번역 등은 페이지 수로 단가 실시간 계산이 가능함.) 수입 산정이 바로 되지 않는 작업이라도 자신만의 금액 기준을 세워놓으면 집중에 큰 도움이 된다. (ex. 에세이는 인세로 정산되지만 꼭지당 xx원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하기.)
  • 세상은 좁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 엮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사람들만 가득한 회사일지라도, 적어도 나오는 순간까지는 최대한 무던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 좋다.
  • 이제 막 프리랜서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번역가 지망생 시절의 나처럼 한 우물만 팔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이루기 싶은 단 하나의 꿈이 있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조금이라도 잘하고 좋아하는 일들에 다양하게 도전해보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다양한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꼭 모든 분야의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가장 가능성 있는 한 두 개의 주력분야에 집중하더라도 나머지 흥미를 굳이 포기하지 말라는 것. 저 또한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생업에 직결되는 주력분야와 반쯤은 취미인 서브 분야는 분리되어 있음. (주요 생계수단 : 번역, 글쓰기 / 평소 큰 벌이는 안 되지만 종종 도움을 받음 : 1인 출판, 일러스트) 중요한 건 과거의 저처럼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마음을 억누르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려면 애초에 재주가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가지만 잘하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타이틀을 몇 개씩이나 가질 수 있냐고.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주가 아니라 취미와 호기심이다. 나 또한 퇴사를 결정할 당시에는 번역도, 글쓰기도, 그림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매일 공부하며 조금씩 연습하다보니 단순한 취미가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을뿐이다. 전공자도, 경력자도 아닌 내가 이런 기술들을 익힐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분명 타고난 재주가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한 흥미와 애정이었다. 실제로 프리랜서의 세상에는 글을 쓰는 개발자나 사진을 찍는 요리사처럼 취미를 토대로 본래 직업과 전혀 다른 일을 병행하고, 그 부분을 자신의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하는 분들이 많다. 끝으로 한 가지 현실적인 팁을 전하자면, 프리랜서 생활 초기에는 보통 남는 시간이 심각하게 많기 때문에 한 두 가지 다른 분야에 도전할 시간적 여유가 넘쳐난다고 보면 된다.
  • 개인적으로는 기성 프리랜서의 어떤 조언보다도 자신이 직접 부딪쳐서 얻은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거나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굴러가도 지나치게 당황하거나 지레 포기할 필요없다. 책임감과 인내심을 갖고 버틴다면, 시간은 그 모든 경험에서 의미를 만들어줄 것이다.
  • 무작정 뛰쳐나오라는 얘기가 아니다. 회사만 때려치우고 나오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세상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 퇴사 후 휴식·배움·영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두었는가? (특히 기술을 배운 후 어떻게 일감을 딸 수 있을지 미리 알아두면 좋다. - 직접 영업? 인맥? 에이전시? 재능 공유 사이트?) 꿈을 이루기까지의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져도 버틸 마음의 준비가 됐는가? (버티는 놈이 이깁니다. 진짜로! 정말로!)

아래는 책에서 인상 깊었던 만화들. 이북으로 읽어서 이북을 캡쳐했다. 역시 존버가 답인가봐. 버티는 놈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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